교정시설 코로나 3단계

교정시설 코로나 3단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서울동부구치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지 34일만이며,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18일 첫 전수검사 이후 13일 만입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법무부는 모든 교정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한 달새 급격하게 악화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무부에서 나온 첫 공식 사과입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정시설 집단감염 현황·대책 브리핑을 열어 "오늘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2주 동안 전 교정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관은 "해당 기간 동안 수용자 일반 접견은 전면 중단되며 스마트폰을 통한 접견이나 전화사용으로 대체 된다"며 "검찰 수환조사와 재판 일정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취사 등 필수작업 외에는 교육 등 집합과 대면이 수반되는 처우, 외부인 출입도 전면 중지된다"며 "변호사 접견도 원칙적으로 중단되고, 불가피한 경우엔 일반 접견실에서 시행됩니다. 교정시설 직원들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되, 자택에서 대기하는 등 외부 활동이 제한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무부는 또 교정시설 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확진자에 대한 치료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차관은 구체적으로 "경기도와 방역 당국과 협의해 경기 이천의 국방어학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해 확진자 가운데 형집행정지, 구속집행정지로 출소한 사람들을 수용할 계획"이라며 "국방어학원 수용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방역 당국과 협의해 지방거점기관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전국 모든 교정시설의 직원‧수용자에 대한 신속항원 검사를 실시해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감염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차관은 "동부구치소와 유사한 고층빌딩 교정시설인 수원구치소와 인천구치소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직원과 수용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이 밖에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기저질환자나 모범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 차관은 "가석방 심사 기준을 상당부분 완화할 계획으로, 그 인원도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가석방 시기도 기존 계획보다 2주 가량 앞당긴 오는 1월14일로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관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교정시설 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구금시설이 갖고 있는 한계와 선제적인 방역 조치의 미흡으로 이번 동부구치소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사과한 것입니다.

이날 기준 동부구치소 누적 확진자는 807명에 달합니다. 전날 실시된 전수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다수가 추가될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예상입니다. 교정시설별 확진 수용자는 △경북북부2교도소 345명 △남부교도소 16명 △강원북부교도소 1명으로, 이들은 동부구치소에서 이송된 이들로 파악됐습니다. 광주교도소에선 직원 감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수용자 포함 2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서울구치소에서도 2명이 감염됐습니다.

 

특히 서울구치소 확진자 가운데 1명이 이날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동부구치소 확진자 1명까지 포함해 교정시설 감염 관련 누적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습니다.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산사태의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시설 내 확산 원인은 고층빌딩 형태의 건물 5개동과 각 층이 연결돼 있는 시설 구조와 환기 설비, 다수의 수용자가 밀집 혼거 생활하는 수용환경, 그리고 3차 대유행 후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가능성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동부구치소에선 지난달 27일 직원 1명이 가족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직후 접촉자 중심의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이달 12일까지 직원 1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13일 직원에 대해서만 전수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이튿날 직원과 접촉한 수용자 중 1명이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자 18일에서야 수용자까지 포함한 1차 전수검사가 실시됐습니다. 그 결과 수용자 184명도 집단 감염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용자 포함 전수조사가 너무 늦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후 격리 또는 분리 작업도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법무부는 "1차 전수조사 결과 확진판정을 받은 184명에 대해 별도의 격리수용동을 지정해서 수용했고,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음성판정자들끼리 수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음성 판정을 받았던 이들 가운데 다수가 추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